플라이낚시(2025)

플라이낚시와 인생 자세

flyplanet 2025. 3. 24. 16:39

 

익숙함에 멈추지 않기 위한 연습

플라이 낚시를 하다 보면 종종 예상치 못한 순간에 큰 물고기와 마주칠 때가 있다. 그런 순간은 낚시인에게 흥분과 기대를 동시에 안겨주지만, 동시에 낚시 줄이 터져버리는 아쉬운 결과로 마무리될 때도 있다. 나 역시 여러 번 그런 상황을 겪으며, 단순히 ‘운이 없었다’고 넘기기엔 뭔가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의 실마리는 매듭이었다. 나는 플라이 낚시를 처음 배울 때 익혔던 매듭 두 가지를 지금까지도 습관처럼 사용해왔다. 플라이와 티펫을 연결할 때는 클린치 노트를, 티펫과 리더를 연결할 때는 서전 매듭을 써왔다. 그러나 오랜 시간 낚시를 하며 체득한 경험은, 나에게 그 매듭들이 모든 상황에서 최선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그래서 나는 매듭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플라이 연결에는 던컨 루프 매듭을, 티펫 연결에는 인피니티 매듭을 연습하기 시작했다. 10년 넘게 손에 익은 방식에서 벗어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손은 여전히 익숙한 방식으로 움직이려 했고, 머리는 새 매듭법의 유용함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이의 간극을 매워가는 과정은 꽤 인내를 요했다. 그러나 나는 매일 반복해서 연습하기로 했다. 하루아침에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매일매일 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익숙함은 편안함을 준다. 하지만 익숙함에 안주하면 발전은 없다. 그래서 나는 낚시뿐 아니라 삶의 다른 영역에서도 ‘습관적 방식에 제동을 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이런 태도는 캐스팅에서도 마찬가지다. 계류낚시에서는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정도의 캐스팅 실력이 생겼지만, 소양강처럼 넓은 수면에 나서면 롱캐스팅이 잘 되지 않아 곤혹을 겪곤 한다. 바람, 거리, 낚시줄의 무게감까지… 나의 부족함을 여실히 드러내는 환경 앞에서 나는 좌절보다는 현실을 직시하기로 했다.

"인정해야 배울 수 있다."
이 간단한 진리를 받아들이는 순간, 나는 다시 배우는 자세로 돌아갔다. 손끝의 기술도, 머릿속의 전략도, 몸의 감각도 다시 갈고닦기 시작했다. 플라이 낚시는 결국 자연과 나의 대화이며, 그 대화는 배움 위에서만 아름답게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변화를 향한 첫걸음은 익숙함을 의심하는 데서 시작한다.
그리고 그 변화는 매일의 연습으로 현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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