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동네 마지막 집이 다른 동네 마지막 집과 결혼을 하였다. 그리고 아이를 낳고 살던 마을을 떠나 다른 집으로 이주했다. 
떠나왔어도 늘 살던 곳의 맛이 그리워 춘천 산골에서 늘 해먹던 음식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올챙이 국수’다. 배고파 굶주리던 시절 옥수수 알갱이를 모아 맷돌로 갈고 끓여내어 구멍 난 채에 걸러 찬물에 흘리면 올챙이 모양이라 하여 이름 붙여진 국수… 

이 국수의 만드는 법은 할머니의 할머니, 그리고 어머니로 계승돼 내려오고 그 비법은 어머니만이 알고 있는 전설이 되었다. 
처음 먹어보는 이도 반한다는 어머니만의 올챙이 국수는 벌써 60년이 되었다. 

올챙이 국수는 강원도 음식이고, 정선 등지의 전통시장에 가면 맛 볼 수 있다. 하지만 워낙 이름이 알려진 음식이 아니고, 맛 또한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니 먹어보고도 이게 무슨 맛인지 모를 것이다. 

나도 어렸을 적 이 음식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단지 아궁이에 불을 붙이고 옥수수 국물을 끓어낸 후 가마솥에 앉아있는 옥수수 누룽지를 좋아했을 뿐이다. 

 어머니는 완성된 국수 한 그릇을 냉면 대접 가득히 퍼서 아버지 자리에 놓는다. 어린 마음에 ‘저걸 어떻게 다 먹어… 배 터져 죽겠다.’ 생각했다. 그러나 나이가 드니 내 앞에도 어머니가 그렇게 놔주시기 시작했고, 한 그릇 뚝딱 먹고, 더 달라고 한다… 

인터넷에는 온갖 글들로 이 국수에 대해 평을 하고, 먹어봤다고 하며, 맛에 대해 평을 하지만… 이 올챙이 국수의 맛은 쫄깃한 면발과 간장 맛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시장에서 먹는 올챙이 국수는 대게 전분가루로 이용할 것이라 색도 노랗지 못하고 창백하다...특히 양념장을 형편없이 만들어 화만난다...


이 국수의 묘미는 쫄깃한 면발을 뽑는 재주와 청양고추, 달래, 실파, 조선간장으로 양념장을 만드는 재주에 있다고 하겠다. 
대충 옥수수나 갈아서 끓이고 걸러낸 국수들은 별맛이 없을 것이다… 


올챙이 국수를 만드는 과정을 소개한다. 
총 걸리는 시간은 4시간 소요된다. 
1. 생옥수수를 딴다.



2. 알갱이를 하나씩 따서 바구니에 담는다. 
3. 물에 한번 씻어낸다.



4. 맷돌로 갈아낸다. 
5. 갈아낸 옥수수를 보자기로 싸서 국물을 밭쳐낸다. 
6. 화력이 균등한 가마솥에 조금씩 부어가면서 끓인다. 



7. 어느 정도 끓으면 뜸이 들을 때까지 기다린다. 
8. 찬물과 구멍 난 냄비를 준비하여 국수를 뽑아낸다 



9. 뽑아낸 면을 찬물로 헹군다.



올챙이 국수의 쫄깃한 면발을 뽑으려면 생옥수수를 사용하고, 맷돌로 갈 때 적절한 물 조절이 필수! 체에 밭쳐 면을 뽑아낼 때 잘못하면 면이 모두 붙을 수 있으니 균등한 힘으로 시계형대로 돌려야 한다. 

올챙이 국수는 뚝뚝 끊어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차지고 고소함이 맛의 포인트라 하겠다. 


어머니 대대로 내려오는 우리 집만의 여유식… 
지켜내야 할 무형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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